복지

아동기 건강 문제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중심 실천체계 분석

마라탕후루S 2025. 5. 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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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동 건강 불평등과 지역사회 개입의 필요성

 아동기는 인간 발달의 초기 단계로, 신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이 급격하게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건강 상태는 이후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건강과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건강 불평등은 조기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세대 간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는 비만, 정신건강 문제, 안전사고, 감염병 등 아동기 건강 문제의 다양화와 복합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 또는 가족 차원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공공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아동 건강에 대한 관리는 주로 가정과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지역사회 내 다양한 건강 위협 요인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아동의 건강은 그들이 살아가는 생활환경, 즉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지역의 사회경제적 조건, 보건의료 인프라, 사회적 지지망의 존재 여부가 아동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아동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건강 증진 접근(Local Community-Based Health Promotion Approach)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사회는 아동과 가족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이자 자원이 분포된 현장이며, 다양한 공공 및 민간기관, 주민, 전문가 집단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지역사회 중심의 아동 건강 증진 프로그램은 아동 개인의 건강행태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동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과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제안한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이론과도 일치하는 접근이며, 지역사회의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건강환경 조성을 통해 아동의 전인적 건강을 도모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본문에서는 아동기의 주요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지역사회 중심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실행 사례를 살펴보고,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실제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진 신체건강, 정신건강, 사회적 안전망 구축 관련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논의하며, 이들 프로그램이 어떤 방식으로 기획·운영되고 있는지, 실질적인 효과는 무엇인지, 그리고 제도적·현장적 한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기반 아동 건강 증진 체계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언함으로써, 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사회복지 실천 및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아동기 건강 문제 예방을 위한 통합적 접근 방안

 아동기의 건강 문제는 그 원인과 양상이 복합적이며, 단편적인 대응으로는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신체적 질환뿐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영역의 위험 요인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예방 중심의 다층적이고 통합적인 개입이 요구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아동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은 세 가지 주요 영역, 즉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사회적 환경을 중심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각 영역에서는 아동의 발달 특성과 생활 조건에 적합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영역별 접근 방식에 따라 아동기 주요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신체 건강 증진을 위한 예방 방안 (Physical Health Promotion)
    • 균형 잡힌 식생활 교육 및 영양 지원 (Balanced Diet and Nutrition Support)
       아동의 성장 발달을 위한 적절한 영양 섭취는 신체 건강 유지의 핵심 요소이다. 특히 가공식품(Processed Food), 당분(Sugar), 포화지방(Saturated Fat) 섭취가 높은 환경에서는 비만 및 생활습관병(Lifestyle-Related Diseases)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
      • 영양 교육 강화: 학교 보건교육(Curriculum-based Health Education)에 영양소의 종류, 식사 균형, 음료 선택 등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 내용을 포함시키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
      • 가정과 연계한 식생활 개선: 부모를 대상으로 식생활 가이드라인(Nutrition Guideline)을 제공하고, 건강 식단 사례집, 가정용 요리법 등의 자료를 제공한다.
      • 급식의 질 향상: 학교급식의 영양 구성과 안전성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영양사와 협력하여 메뉴를 설계한다.
      • 저소득층 대상 영양 지원: 결식아동을 위한 아동급식카드(Food Assistance Card), 도시락 배달 서비스(Meal Delivery Service)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아동의 자존감을 보호하기 위해 비차별적이고 보편적인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Health Screening and Immunization)
       아동기에는 감염병에 대한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약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필수적인 공중보건 수단이다.
      • 예방접종 이행률 관리: 예방접종 미이행 아동에 대한 추적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역 보건소와 학교 간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한다.
      • 건강검진 항목 확대: 기존의 신체 계측 외에도 시력, 청력, 치과 검사 등 다양한 항목을 포함시키고, ADHD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선별 검사도 병행해야 한다.
      • 이동형 건강검진서비스: 보건소 방문이 어려운 지역 아동을 위해 이동형 검진버스(Mobile Health Unit)를 활용하거나 학교 내 출장검진을 실시한다.
    • 신체활동 장려 (Promotion of Physical Activity)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5~17세 아동·청소년에게 하루 60분 이상의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실내 활동과 좌식 생활이 증가하고 있다.
      • 학교 체육 활성화: 체육 수업 시간 확대뿐만 아니라, 체육 기자재 확보, 전문 체육 강사 배치 등을 통해 운동 접근성을 높인다.
      • 방과후 및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지역 사회 체육센터나 복지관에서 무료 혹은 저비용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교통비나 등록비 지원이 필요하다.
      • 디지털 활용 프로그램 도입: 디지털 게임 요소(Gamification)를 활용한 신체활동 프로그램, 예컨대 AR 기반 체육 앱을 통해 흥미를 유도한다.
    • 사고 및 외상 예방 (Injury Prevention)
       아동기는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 안전교육 정규화: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서 안전교육을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연 2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 가정 내 안전장치 보급: 콘센트 커버, 모서리 보호대, 창문 잠금장치 등의 설치를 권장하며, 저소득층에는 무상 지원한다.
      • 지역사회 안전 환경 조성: 통학로 점검 및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시설 정비(예: 횡단보도 조명, 과속 방지턱 설치 등)와 함께 지자체 주도의 아동안전지킴이(Community Child Safety Program) 배치를 확대한다.
  • 정신 건강 보호 방안 (Mental Health Protection)
    • 조기 발견 및 개입체계 구축 (Early Detection and Intervention)
      • 학교 정신건강 스크리닝 도입: 초등학교 입학 후 초기 단계에서 정서 행동검사(Behavioral and Emotional Screening Test)를 실시하고, 필요 시 전문기관 연계 체계를 마련한다.
      • 위기개입팀 구성: 학교 내 위기상황 발생 시 즉각 개입할 수 있도록 상담교사, 사회복지사,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통합팀을 운영한다.
      • 정신건강 정보 접근성 개선: 온라인 상담 플랫폼(Online Mental Health Platform), 모바일 앱(App)을 통해 익명성이 보장된 상담 채널을 제공한다.
    • 정서적 지지체계 형성 (Emotional Support System)
      • 가정 내 애착 관계 강화: 부모 대상 애착이론 기반 교육 및 훈련을 통해 긍정적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정서적 학대를 방지한다.
      • 또래관계 개선 프로그램: 사회성 향상 훈련(Social Skills Training), 협동활동(Cooperative Activities), 갈등 해결 능력 교육 등을 정규 교육과정 내 포함시킨다.
      • 정신건강 인식 개선 캠페인: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낙인을 줄이고 조기상담을 장려하기 위한 지역사회 캠페인과 미디어 콘텐츠 활용이 필요하다.
    • 디지털 환경 내 정신건강 보호 (Digital Mental Wellness)
      • 스마트기기 사용 규제 및 교육: 학교와 가정에서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콘텐츠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사용 지침(Guideline)을 배포한다.
      • 디지털 중독 예방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Media Literacy Education)을 통해 과의존의 위험성과 자기조절 기술(Self-Regulation)을 교육한다.
  • 사회적 환경 개선 (Improvement of Social Environment)
    • 가정환경 개선 및 양육지원 확대 (Family Support and Parenting Assistance)
      • 취약계층 통합지원: 복지서비스 통합조사 및 개입을 통해 다중 위험 요인을 가진 가정에 주거, 식료품, 교육 등 다면적 지원을 제공한다.
      • 방문형 육아서비스: 공공육아도우미, 방문형 보육지도사(Home Visiting Childcare Worker)를 통해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도록 한다.
      • 양육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부모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심리상담 및 자조모임(Self-Help Group)을 확대한다.
    • 학교 기반 통합서비스 체계 구축 (School-Based Integrated Services)
      • 보건·복지 통합팀 운영: 각급 학교에 복지사, 보건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등이 연계된 다학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 학교 밖 청소년 발굴 및 지원: 조기 중단 위험이 있는 아동을 발굴하고, 대안교육, 직업교육, 복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 지역사회 인프라 확충 (Community Infrastructure)
      • 건강친화적 공공공간 조성: 놀이터, 체육공간, 도서관 등 아동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확대하고, 모든 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 지역사회 주도 예방사업: 지자체와 지역기관이 협력하여 아동 건강 캠페인, 건강한 양육문화 조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종합적으로, 아동기 건강 문제는 개인 수준의 생활습관 개선뿐 아니라, 구조적·환경적 요인에 대한 개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 복지망 강화, 보편적 복지제도 확충, 다학제 간 협력 체계 구축은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예방의 핵심이다. 예방정책은 아동의 주체성, 권리 보장, 발달적 특성을 기반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모든 정책은 아동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연속적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3. 지역사회 중심 아동 건강 증진 프로그램의 실행 사례

 아동기 건강 문제의 예방과 관리는 지역사회라는 생활 기반을 중심으로 실질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다양한 공공·민간 자원이 존재하는 공간이며, 보건·복지·교육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최일선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여러 지역에서는 아동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역사회 중심 건강 증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각각의 지역 여건과 대상 아동의 특성을 반영하여 설계되며, 신체적 건강 개선뿐 아니라 정신건강 관리, 정서적 지지, 복합적 위기 개입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실제로 실행된 주요 프로그램들의 내용과 추진 방식, 도출된 성과를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적·실천적 과제들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지역사회 기반 아동 건강 정책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 지역사회 중심 아동 건강 증진 프로그램의 실행 사례
    • 건강생활 실천 아동지원사업 (Local Child Health Promotion Program)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보건소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영양·운동·비만 예방 등 생활습관 개선을 주요 목표로 한다.
      • 주요 내용: 지역 보건소에서 아동의 건강행태를 조사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교육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초과 아동을 대상으로 ‘건강한 하루 식단 만들기’ 교육과 ‘놀면서 운동하기’ 교실을 운영한다.
      • 추진 방법: 학교와 협력하여 보건교사가 일정 기간 동안 보건소 교육 프로그램에 아동을 참여시키며, 지역 내 영양사와 운동처방사와 연계한 활동을 실시한다.
      • 성과: 일부 지역에서는 참가 아동의 BMI가 개선되고, 아동의 운동 시간 증가 및 간식 섭취 감소 등 긍정적 행동 변화가 보고되었다.
    •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증진사업 (Community-Based 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Project)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Mental Health Welfare Center)가 중심이 되어 시행하며, 정서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 주요 내용: 학교, 아동복지시설과 연계하여 아동을 대상으로 정서행동검사(K-CBCL, SDQ 등)를 실시한 후, 위험군 아동에게 상담, 치료 연계, 부모 교육 등을 제공한다.
      • 추진 방법: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주기적으로 학교를 방문하고, 고위험군 아동은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 또는 전문 상담센터와 연계하여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받도록 한다.
      • 성과: 조기개입률이 상승하였으며, 부모의 정신건강 인식 수준과 양육태도에도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 통합사례관리 기반 건강지원 (Integrated Case Management Health Support)
       지역사회보장협의체(Community Social Security Council) 또는 읍면동 맞춤형복지팀 중심으로 취약 아동 가정에 대한 통합적 건강 개입을 실시한다.
      • 주요 내용: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등에서 양육되는 아동에 대해 건강검진, 예방접종, 보건위생, 영양, 정신건강, 심리정서 지원 등 다영역 서비스를 연계한다.
      • 추진 방법: 통합사례관리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보건소, 병의원, 복지기관과 연계하여 개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 성과: 건강검진 미수검 아동 비율 감소, 학대 위험군 아동 조기 발굴 사례 증가 등의 효과가 있었다.
  • 지역사회 기반 아동 건강 증진 프로그램의 주요 과제
    • 접근성 및 참여율의 한계 (Limited Accessibility and Participation Rate)
      • 일부 지역에서는 프로그램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거나, 보건소의 지리적 접근성이 낮아 참여가 저조하다. 특히 농산어촌 및 도서 지역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두드러진다.
      • 보호자의 건강 인식 부족, 시간 제약, 교통비 부담 등도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인력 및 전문성 부족 (Lack of Trained Personnel and Professional Support)
      • 지역 보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아동 건강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 또한 방문형 서비스의 경우 1인당 담당 아동 수가 과도하여 개별적 접근이 어렵고,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개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 부처 간 연계의 미비 (Insufficient Inter-Sectoral Collaboration)
      • 보건, 교육, 복지 부처 간 정보 공유 및 협업 구조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중복 지원 또는 서비스 공백이 발생한다.
      •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 기관 간 협업 구조가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아 지속적 연계에 어려움이 있다.
    • 평가체계 및 피드백 부족 (Inadequate Evaluation and Feedback Mechanism)
      • 다수의 프로그램이 일회성 행사나 단기 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며, 성과 평가가 정성적 보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 정량적 성과지표 개발과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연구 기반이 부족하여 정책적 확대가 어렵다.
    •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접근 미흡 (Insufficient Outreach to Vulnerable Populations)
      • 다문화가정, 미등록 이주아동, 장애아동 등은 제도적 장벽이나 정보 접근성 부족으로 지역사회 프로그램 참여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 이들을 위한 별도의 언어지원, 이동지원, 문화맞춤형 프로그램이 요구되나 현실적으로 구현이 어렵다.

 

 지역사회 중심의 아동 건강 증진 프로그램은 공공보건과 사회복지의 융합적 접근을 통해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 전문인력 부족, 부처 간 협업 부족 등 구조적 한계로 인해 실효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건강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이동형 서비스 및 방문형 건강관리 확대, 아동건강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 법제화, 학교·보건·복지 간 연계 매뉴얼 및 공동 사례관리 지침 마련, 성과기반 운영체계 구축과 과학적 성과 평가 지표 개발, 문화적 다양성과 장애수용성을 반영한 통합적 서비스 설계 같은 개선 방향이 제안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가 아동의 생애주기를 기반으로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법·제도·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이 명시한최고의 건강 수준을 누릴 권리(Right to The Highest Attainable Standard of Health)’ 실현을 위한 핵심 조건이기도 하다.

 

4. 아동 건강권 보장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실천의 과제와 방향

 아동기는 인간 발달의 결정적 시기로, 이 시기의 건강 상태는 이후 생애 전반에 걸친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동은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기 어렵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 대한 통제권 또한 제한적이므로, 사회는 아동을 보호하고 지원할 책임이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비만, 정신건강 문제, 안전사고, 감염병 등 아동의 건강 문제가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단일 기관이나 부처의 개입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역사회는 아동 건강 증진의 핵심 공간으로 주목된다. 지역사회는 아동이 생활하는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제공하며, 동시에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공간적 단위이다. 지역사회 중심의 아동 건강 증진 프로그램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정서적 안정, 안전 환경 등 다양한 건강 요소를 통합적으로 다루며, 아동과 가족을 위한 실질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건강생활 실천 프로그램, 정신건강 조기개입 사업, 통합사례관리 기반의 건강 지원은 각각 지역 특성과 아동의 욕구에 맞춘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 건강행태의 변화, 건강서비스 접근성 향상, 고위험군 발굴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몇 가지 공통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첫째, 서비스 접근성의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하며, 특히 농산어촌이나 도시 저소득 지역에서 프로그램의 실행 가능성과 지속성이 낮다. 둘째, 전문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개별 아동에 대한 심층적 개입이 어렵고, 장기적 사례관리가 체계화되지 못하고 있다. 셋째, 보건, 교육, 복지 부문 간 협업이 일관되게 이루어지지 않아, 정보 단절이나 지원의 중복·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넷째, 성과평가와 피드백 체계가 미비하여 프로그램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대한 실증적 검토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사회 기반 아동 건강 증진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아동 건강을 전담하는 지역 단위 통합조정기구의 설립이 요구된다. 이 기구는 지역 내 학교, 보건소, 사회복지기관, 민간자원 등을 통합하고, 아동 건강정책을 조정·집행하는 핵심 주체로 기능해야 한다. 둘째, 아동건강 전문 인력(: 아동보건사회복지사, 정신건강전문요원 등)의 양성과 배치가 법제화되어야 하며, 이들의 처우 및 근무 여건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전문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해 중앙정부는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인프라 지원, 인력 배분 등에서 불균형을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기반을 활용한 건강정보관리 및 서비스 연계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아동 개인의 건강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연계·개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모든 지역사회 중심 아동 건강 정책은 아동의 권리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기획되어야 한다. 아동은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발달할 권리를 가진 주체이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설계 시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참여 구조를 마련하고, 문화적 다양성과 장애 수용성에 기반한 포용적 접근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다문화가정, 장애아동, 미등록 이주아동 등 취약집단에 대한 특화된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아동 건강 문제를 단기적 개입이 아닌 구조적 예방과 조기 개입의 틀에서 접근하고, 이를 지역사회 기반으로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과 실천 전략의 정비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이는 단지 아동 개인의 건강 문제 해결을 넘어, 아동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고 공동체 내에서 존엄한 존재로 존중받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궁극적으로, 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며, 사회복지의 기본적 책임이자 실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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